"회사 돈 잠깐 쓴 거고, 나중에 갚으면 되잖아요." "주식은 그냥 이름만 빌려 둔 거예요." 세무조사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듣는 두 문장입니다. 그런데 이 두 문장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 리스크입니다. 공식 장부와 실제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오너가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쓰면 가지급금이 되고, 지분을 온전히 자기 이름으로 두지 못하면 명의신탁이 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얽혀서 나타나는 이 두 리스크를, 법 조문과 판례를 기준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가지급금이란 명칭과 관계없이 법인이 특수관계자에게 업무와 무관하게 지급한 자금을 말합니다(법인세법 시행령 §53①). 대표님 개인 경비를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정산하지 않은 경우, 급여 대신 필요할 때마다 인출해 쓴 경우, 특수관계법인에 자금을 지원한 경우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이 돈이 '빌려준 것'인 이상 언젠가 갚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상환 계획도 이자 지급도 없이 잔액만 계속 쌓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 불이익 | 내용 |
|---|---|
| ① 인정이자 익금산입 | 법정 이자율로 계산한 이자 상당액을 법인 익금에 산입하고, 그 금액은 대표자 상여로 처분되어 대표님 개인에게 근로소득세가 따로 과세됩니다. (법인세법 §52) |
| ②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 법인에 차입금이 있으면, 가지급금에 대응하는 지급이자는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빌린 돈을 다시 무상으로 빌려준 셈이기 때문입니다. (법인세법 §28①4호) |
| ③ 대손처리 불가 | 대표님이 상환 능력을 잃어도 법인은 이 채권을 손실로 처리할 수 없습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19의2) |
| ④ 사업무관자산 분류 | 가업상속공제·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를 적용할 때 사업무관자산으로 분류되어 공제·특례 대상에서 빠집니다. 승계를 준비하는 회사라면 가장 아픈 대목입니다. |
가지급금 인정이자는 매년 조세심판원에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단골 쟁점입니다. 같은 유형의 다툼이 해마다 되풀이된다는 것 자체가, 이 리스크가 얼마나 흔한지를 보여줍니다.
다행히 정리 방법은 이미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회사 상황에 맞는 조합을 고르는 문제입니다.
실제 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재산은 그 명의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합니다(상증법 §45의2). 실질에 따라 과세한다는 원칙의 예외로, 오히려 형식(명의)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2019년부터는 납세의무자가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아니라 실제소유자로 바뀌었습니다.
명의신탁이 생긴 이유는 회사마다 다릅니다. 그리고 그중 상당수는 조세회피와 무관한 사업적·절차적 이유입니다.
타인 명의로 재산을 등록하면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일단 추정됩니다(상증법 §45의2②). 하지만 이는 추정일 뿐입니다. 조세회피와 무관한 뚜렷한 다른 목적을 객관적 증거로 입증하면 추정이 번복됩니다. 대법원은 주된 의도와 계기가 조세회피에 있어야 하고, 회피되는 세액이 사소하거나 없다면 조세회피목적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향으로 기준을 확립해 왔습니다.
| 판례 | 요지 |
|---|---|
| 대법원 2017두39419 | 조세회피목적은 명의신탁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다른 목적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면 추정이 번복됨 |
| 대법원 2004두7733 등 | 설립 시 발기인 수를 채우려 명의를 빌렸고 이후 30년간 배당이 없었던 사안 — 조세회피목적 부정 |
| 대법원 2004두13936 | 임원 선임 절차상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명의신탁 — 조세회피목적 부정 |
| 대법원 2014두43653 | 상속받은 주식을 피상속인 명의로 그대로 둔 경우, 새로운 명의신탁이 성립하는 것은 아님 |
국세청은 장기간의 주식 보유·양도 내역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까지 연계하는 차명주식 통합분석시스템으로 명의신탁 혐의를 선별·검증하고 있습니다.
탈루 적발 인원
증여세 등 추징액
자진 환원된 주식
출처: 국세청 보도자료(2016.10.18.), 2011~2015년 주식변동조사 및 실제소유자 확인제도 시행 2년 실적 기준
먼저 확인할 것은 부과제척기간입니다. 증여재산가액이 50억 원 미만이면 15년 3개월이지만, 50억 원 이상이면 제척기간이 없습니다. 오래된 명의신탁이라고 안전한 것이 아닙니다.
2001.7.23. 이전에 설립된 중소기업이고, 실제소유자와 명의수탁자가 모두 설립 당시 발기인이라면 이 제도를 쓸 수 있습니다. 인정되면 소송이나 증여세 신고 없이 명의를 되돌릴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행정적 구제창구입니다. 다만 그 이후 설립 법인이거나, 증자 과정에서 발기인이 아닌 임직원 명의를 빌린 경우는 대상이 아닙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대상 선정 기준에는 이 두 리스크가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